전재산 300만원, 반년만에 경매로 집 두개 월세 받게된 이야기(2.명도)

이전 포스팅에서는, 경매를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부터 단기간에 3000만 원 시드머니 모은 방법과 경매 공부 방법에 대해서 포스팅해 보았었습니다. 오늘은 4개월 만에 첫 낙찰을 받게 된 후 명도, 월세 계약까지의 과정을 담아보겠습니다. 
 

낙찰에서 임차 계약까지 2개월

공부 시작하고 매일 물건 조회를 하던 중, 벌써 4개월이나 흘렀고 대충 프로세스도 알았고 투자금도 모였겠다, 실전으로 뛰어들면 훨씬 배울 것들이 많겠다는 생각으로 입찰을 했고 생애 첫 낙찰을 받았습니다.
 
5월 낙찰을 받았으며 다음달 대금 기일에 완납을 하였고, 다행히 얼마 뒤 명도가 마무리되어 바로 임차 월세 계약을 마쳤습니다. 첫 낙찰과 명도라 그런지 정말 우여곡절과 시행착오가 많았습니다.
 
 

낙찰 오피스텔에 임차인이 아닌 누가...?

매일 경매 권리분석, 주 1회 부동산 임장을 다니다가 '이거 너무 괜찮은데?' 싶은 물건이 있었습니다. 부산에 있는 오피스텔인데요. 다른 것들 다 재껴두고 퇴근하고 대구에서 부산까지 일주일에 한번 이상 임장을 갔습니다. 
 
전세권자가 경매신청을 한 물건으로 현재 전입신고가 안되어 있었고, 우편함이 비어져 있는 것을 보니 "전세권자가 전입신고를 안 하고 살고 있나 보다, 전세권자가 경매 신청한 물건이며 대항력이 없으니 세입자가 배당받고 인수할 금액이 없겠구나"라는 판단으로 명도 난이도도 쉬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욱 확신이 들었죠, 싸게만 받으면 되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리고 대망의 입찰 전날 저녁, 오피스텔에 경비실에 들러서 그냥 인사드리면서 관리비 미납이나 물으러 갔는데 경비아저씨가 굉장히 붙임성이 좋으셔서 저도 용기가 생겨서 "몇 호에 경매가 나와서 받으려고 합니다, 혹시 저처럼 온 사람은 없어요?" 물어봤더니
 
"본인이 처음이다... 안그래도 그 집에 전세사기 당했다고 전 세입자가 난리를 치고 나갔고, 지금은 다른사람이 살고 있다"라는 겁니다. 당연히 전세입자가 살고있을 줄 알았던 저는 놀라서 "다른사람이요???" 라고하니, "정확한 사정은 모른다"며 업무를 보러 들어가셨습니다.
 

 
입찰 전날 의문의 사실(전입신고도 안된 집에 전세권자가 아닌 제 3자가 살고 있다)을 알게 되어 밤새 입찰을 수십 번 망설였지만....
물건이 좋으니 명도는 어떻게든지 해결된다는 생각으로 그냥 입찰하였고, 단독낙찰로 낙찰받게 되었습니다. 1회 유찰이 된 물건이라 단독 아니면 2명 정도 입찰하겠다는 생각으로 최저가에서 많이 올려 적지 않았는데 꽤 다행이었습니다.
 
 

낙찰받고 알게 된, 경매 물건 세금 체납 1억

낙찰을 받게 된 후 최고가매수인 경매 서류열람을 신청할 수 있는데요, 경매 물건이 경매가 진행된 후 소송 서류를 볼 수 있습니다. 그 서류에 계약서가 첨부된 경우 명도를 위해 세입자 연락처를 알아내거나 하는 용도로 많이 쓰이고, 저 또한 명도를 위해 작은 단서라도 찾기 위해서 서류 열람을 신청했습니다.
 
그러나 충격적인 사실을 발견했는데요, 해당 경매 물건에 집주인의 세금 체납과 임금체납이 1억이 걸려있었던 겁니다....
 

 
이게 왜 충격이냐면, 아래의 순서로 배당을 시행하는데 임차인 보증금 보다 선순위 세금을 먼저 떼어가고 최근 3개월 임금채권을 먼저 가져간 후 나머지 금액이 전세권자에게 일부 배당이 들어간다는 겁니다.
 
<경매 배당 순위>

1순위. 경매 집행비용
2순위. 경매 부동산 관리에 쓴 비용
3순위. 소액 임차인 최우선 변제금, 최근 3개월치 임금 및 최근 3년간 퇴직금 등
4순위. 당해세 (아래 설명 참고)
5순위. 세금(법정기일보다 먼저 등기한 채권), 확정일자 있는 보증금
6순위. 임금 제외 근로관계에서 생긴 채권
7순위. 후순위 국세, 지방세
8순위. 국민연금, 고용보험료, 건강보험료
9순위. 일반 채권자 채권

 
만약 세입자가 대항력을 갖추었다면 낙찰금에 더해 배당받지 못한 나머지 전세금을 모두 덤티기 씔 뻔하였습니다. 전입신고가 안 되는 바람에 대항력을 갖추지 못하여 낙찰자가 인수할 금액은 다행히 없었습니다. 물론 대항력이 있었으면 그 물건에 들어가지도 않았겠지만 몰랐던 사실을 확인하니 정말 아찔했습니다.
 
결국 안타까운 세입자는 전세금 대부분을 배당받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전입신고가 안되어 최우선변제임차인 조건에도 해당되지 못하는 상황이었죠, 여기서 명도에 큰 난관이 예상되어 밤잠을 이루지 못하였습니다.. ㅠㅠ
 
 

제3자 (임차인 X, 집주인 X) 상대로 명도 하기

관계자 소송서류 열람으로 세금 1억이라는 사실만 얻고, 전세입자나 임차인 연락처는 얻지 못한 채, 결국 그냥 경매물건 현관문 앞에 포스트잇으로 연락을 달라고 남겨놓고 돌아왔습니다.
 
약 3일 뒤, 그 곳에 계시는 분에게 연락이 오며 하는 말이 "기존 전세입자에게 전대차해서 살고 있다, 낙찰이 되면 이사 가기로 했으므로 다음 달 안에 비워주겠다" 라는 겁니다. 
 

 
당시 전대차*라는 것도 흔하지 않아서 대체 뭘 의미하는지 몰랐고, 이사비도 요구하지 않고 다음달 안에 이사 나가주겠다는 그분 말에 '내가 아는 명도가 맞나..? 막 이사비 몇 백 요구하고 그러는 거 아녀..? 전세입자는 어찌 되는 거지?'라는 많은 생각들이 들었지만, 우선 이사 나가주시겠다는 말에 넙죽 감사하다고 날짜 정해지면 연락 달라는 말과 함께 전화를 끊었습니다.
 
* 전대차 : 세입자가 다시 제 3자에게 임대차를 주는 것을 말하며, 원칙적으로 임대인 동의 없이 전대차가 금지되며 계약서에도 일반적으로 명시되어있다
 
저도 명도가 처음인지라 어떻게 하는지 어찌해야 하는지 이게 맞는 건지 몰랐으나 우선 잘 해결되고 있는 것 같아서 마음이 편해졌었습니다.
 
실제로 그분은 약속된 날짜에 이사를 나가주셨고, 감사한 마음에 이사비 몇 푼 챙겨서 오후에 방문하였으나 이미 이사 나간 상태였고 연락은 두절되셨습니다, 운이 좋았으며 앞으로의 경매 생활에 이런 일은 다신 없을 것 같은 느낌입니다.
 
 

두 번째 난관, 임차 맞추기

 
도배도 한번 하고, 청소를 열심히 해놓으니 나름 준구축 오피스텔 치고는 깔끔한 모습이었습니다.
매번 임차인으로 살다가 처음으로 임대를 맞추려고 하니 굉장히 긴장되고 부동산에 전화 거는 것도 두근대는 마음에 우선 근처 몇 군데 부동산에 시세대로 월세를 내놓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생각과는 다르게 계약은커녕 일주일째 집을 보러 오는 사람조차 없었습니다....
 
 

이후의 이야기

우여곡절이 많았던 낙찰과 나름 수월했던 명도 이후, 생애 처음으로 월세 임차를 맞추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이야기부터 내내 안나가던 방을 하루 만에 계약 체결한 방법, 두 번째 낙찰 이야기 등을 다음 게시글에서 다루어보겠습니다.
 
 
 
👉👉이전 이야기 : 전재산 300만 원 27세, 반년만에 경매로 집 두 개 월세 받게 된 이야기(1)

전재산 300만원 27세, 반년만에 경매로 집 두개 월세 받게된 이야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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